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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놉시스]
거에 채소 가게였던 낡은 오두막 집에서 생활하는 베아트리스, 루스, 그리고 틸리.
세 모녀는 각자가 가진 아픔들을 뒤로한 채 일상을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막내 딸 틸리가 과학경시대회에서 결승 후보에 오르게 되고,
엄마 베아트리스는 학교에서 걸려온 전화에 오히려 화를 낸다.
그렇게 축하받아야 마땅한 틸리의 소식은 우연찮게 가족의 상처를 헤집게 되는데...
[기획의도]
길을 잃은 사람들에게 손전등 대신 날개를,
자아의 틀에서 벗어나 자유로워질 기회를.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미로와도 같아서 사람들은 각자 출구를 찾기 위해 달린다. 그러다보면 길을 잃어버리고 미로 한 가운데에 멈춰 있게 된다. 그리고 돌아본다, 생각한다. ‘내가 잘 걸어온 건가? 왜 난 여기 서 있지?’ 그 순간 더 이상 나아가지 못하고 절망이라는 뿌리 덫에 매여있게 된다. 오도가도 못한 채, 마치 이 극의 주인공들처럼.
극 중의 ‘베아트리스’는 희망으로 가득 찼던 자신의 과거를 떠올린다. 그리고 자신의 모습을 본다. 예전과 달라진, 생동감이라고는 없는 자신의 몸뚱아리를 본다. 그녀는 길을 잃었다. 목적성 없이 하루하루를 살아갈 뿐이다. 그런 그녀에게 길을 찾기 위해 필요한 것은 앞이나 뒤를 보여주는 손전등이 아니라, 미로 위를 날아올라 세상을 멀리 바라볼 수 있는 날개다. 그리고 극 중 ‘틸리’는 그 날개를 얻었다.
이 극은 내가 가진 자아와 세상에 관한 이야기이다. 이 공연을 통해서 자신이 만든 자아라는 틀을 벗어나야 하는 이유를, 그리고 그렇게 얻게 된 자유의 소중함을 사람들에게 전하고자 한다. 길을 잃었을 때 앞이나 뒤를 돌아볼 것이 아니라 위로 날아올라야 함을, ‘자아’라는 틀이 얼마나 허상의 것인지를 말이다.
[연출의도]
우리 모두는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해 끝없이 변화하는 존재임을 인지할 것 .
그리고 자신을 옥죄여오는 자아로부터 자유로워질 것.
매일 같은 하루. 매일 보는 내 모습. 그러다 마주한, 어느덧 변해버린 나.
하루하루를 생각하면 짧은데 시간을 돌아보면 지금까지 지나온 길들은 왜 이렇게 길어 보일까.
나는 언제부터 이렇게 변했을까. 무엇이 나를 이렇게 바꾼 것일까.
우리는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그렇기에 과거에 깊게 빠진다. 과거에 저지른 실수, 트라우마, 아픔, 상처 등.
이유를 과거에서 찾으려 하면 찾을수록 스스로가 만든 '자아'라는 틀에 갇히고야 만다.
우리는 변화하는 존재다. 변화해야만 하는 존재다. 그리고 그 변화의 힘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온다.
우리 모두가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해 끝없이 변화하는 존재임을 인지한다면, '자아'라는 허상의 틀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렇게 얻게 된 자유는 생각보다 많은 것을 다시금 변화시킨다. 어쩌면 한 가족이 가지고 있는 뿌리깊은 비극까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