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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서울시향 실내악 시리즈 VII
SPO Chamber Series VII
[PROGRAM]
베토벤, 현악 사중주 제12번
Beethoven, String Quartet No. 12 in E-flat major, Op. 127
스메타나, 현악 사중주 제1번
Smetana, String Quartet No. 1 in E minor ‘From My Life’
* 본 프로그램은 연주자의 사정에 의해 공지 없이 변경될 수 있습니다.
[프로그램 노트]
2024년 서울시향의 마지막 실내악 시리즈에서는 묵직하고 밀도 높은 두 곡의 현악 사중주곡을 연주한다. 먼저 베토벤 현악 사중주 12번이다. 4악장으로 구성된 이 사중주 12번은 베토벤 후기 현악 사중주의 양상을 살필 수 있는 관문과도 같은 작품이다. 구석구석 깊은 사색과 환상으로 가득 차 있다. 구조적으로 딱딱하게 구획된 중기 사중주와는 달리 부드러운 선율이 성부 사이에서 번갈아 가며 노래하고 진행되는, 형식의 진화와 차원 높은 고매함이 엿보인다. 그동안 베토벤에게 쌓이고 쌓인 성숙한 음악적 콘셉트가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독창적인 표현으로 전개되기 시작한다.
체코 작곡가 스메타나와 베토벤과 공통점은 귀가 안 들리게 됐다는 점이다. 급속하게 청력을 상실하게 된 스메타나는 지휘자 자리도 내려놓고 모든 공직에서 물러나 생의 마지막 10년은 작곡에 몰두한다. 1876년 그는 청력을 잃은 절망감과 함께 그 자신의 일생을 돌이켜 보며 현악 사중주 1번으로 자신의 심경을 토로한다. `나의 생애로부터'라는 부제는 그렇게 붙었다. 신아라, 김수영(바이올린), 강윤지(비올라), 김소연(첼로)의 연주로 지나온 한 해를 생각하며 듣는다면 소중하고 뜻깊은 시간이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