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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소개]
봄의 생기가 두 뺨을 스치는 날, 뿔뿔이 흩어져 있던 ‘김씨’ 집안의 아홉 여자는 한 자리에 모인다. 예상치 못한 봄 소풍 앞에 예쁜 옷과 맛있는 음식을 꺼내놓는 지금, 사실은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내고 돌아오지 않는 이를 기다리는 시간들이 공존한다. 삶의 생채기를 몇 번이고 삼켜냈지만 다시 사소한 일상을 아름답게 꾸려내는 이들. 상처의 진물을 드러내지 않고도 객석에 젖어드는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우리 역시 흩어져 사라질 오늘을 마음에 새기게 된다.
1950년 4월-한국전쟁이 다가오고 있던 어느 날.
함께 꽃노래를 불렀던 그 순간처럼.
[줄거리]
산수유에 개나리에 산중 꽃들은 각기 제 빛깔을 내기 바쁜데, 어쩐지 쓸쓸하기만 한 한 집안. 이 집에는 환갑을 하루 앞둔 ‘김씨’가 있다. 흩어져있던 가족들이 김씨의 환갑을 맞아 하나 둘 고향으로 돌아오고, 어느새 집안은 이들의 대화로 온기를 띈다. 세 딸과 두 며느리, 고모님과 집안일을 봐주는 할매, 그리고 그가 거둬 키운 홍다리댁까지. 아홉 여자가 모여 북적거리는 저녁, 아득히 울려오는 종소리를 듣던 김씨는 돌연 성대한 잔치 대신 화전놀이를 가자고 제안하는데…